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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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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장 리뷰] 속초 관광수산시장 - 직접 고르고, 직접 먹는 강원도의 신선함 바닷바람과 생선 냄새가 어우러진 진짜 여행의 시작여행지에서 진짜 기억에 남는 장소는 유명한 랜드마크가 아니다. 사람들과 말이 오가고, 손으로 물건을 고르고, 그 자리에서 맛을 본 다음에야 그 도시의 ‘살아 있는 풍경’을 느낄 수 있다. 속초에서는 바로 그 장면이 관광수산시장 회센터에서 펼쳐진다. 이곳은 단순한 수산물 판매장이 아니다. 속초항과 가까운 거리에 위치한 속초 관광수산시장(구. 중앙시장)은 활어, 회, 건어물, 젓갈뿐 아니라 직접 고른 생선을 바로 위층 식당에서 먹을 수 있는 ‘속초식 시장 미식 코스’가 완성된 공간이다. 싱싱한 회를 손으로 고르고, 상차림비만 내고 2층에서 술 한 잔 곁들이는 이 시장 특유의 구조는 여행객에게는 신선한 체험이자, 지역 주민에겐 오래된 생활 방식이다. 속초 관광수..
[전통시장 리뷰] 춘천 풍물시장 – 닭갈비보다 오래된 장날의 시간 오래된 시장이 살아남는 방식, 춘천은 알고 있다춘천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닭갈비일 것이다. 하지만 닭갈비보다 훨씬 오래전부터, 춘천 사람들의 밥상과 계절을 책임져온 공간이 있다. 바로 춘천 풍물시장이다. 이곳은 1970년대부터 형성되어 춘천 지역 최대 규모의 재래시장으로 성장했고, 지금도 매일 수천 명의 지역 주민들이 찾는 진짜 생활형 시장으로 살아 숨 쉬고 있다. 풍물시장이라는 이름은 단지 시장 안에 물건이 많아서 붙은 것이 아니다. 실제로 장날이면 전통 방식의 농산물, 생선, 방앗간 제품, 직접 만든 장류, 가마솥 순대 등 오감을 자극하는 '생활의 풍물'이 모이는 장소라는 뜻이기도 하다.이곳에서는 물건을 파는 것이 아니라, 삶을 나누고 사람을 만나는 행위가 자연스럽게 이뤄진다. 춘천 풍물시장은..
[전통시장 리뷰] 수원 못골시장 – 벽화 옆 골목에서 장보는 기분 전통시장은 사라지지 않는다, 삶이 있는 한수원이라는 도시는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도시다. 화성행궁처럼 조선시대의 흔적이 살아 있는 한편, 대형 백화점과 고층 건물이 즐비한 신도심도 함께 품고 있다. 그런 수원 도심 한복판, 번화가와 학원가가 혼재하는 팔달구 매산로3가에 조용히 살아 숨 쉬는 생활형 전통시장, ‘못골시장’이 자리하고 있다. 못골시장은 규모가 크진 않지만, 40년 넘게 수원의 식문화와 생활경제를 이끌어온 시장으로, 수원 시민들의 장바구니가 오고 가는 골목이다. 이 시장이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물건을 팔기 때문이 아니라, 사람들이 여기서 삶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다.특히 최근에는 시장 골목 곳곳에 벽화와 LED 조명이 설치되고, 청년상인점포가 들어서는 등 전통에 감성을 더한 ‘걷고 싶은 시장..
[전통시장 리뷰] 의정부 제일시장 – 의정부의 심장부를 걷다 만두 하나로 도시를 대표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시장의정부 제일시장은 단순한 전통시장이 아니다. 그곳은 의정부라는 도시 자체를 상징하는 공간이자, 경기도 북부권에서 가장 큰 규모의 생활 밀착형 재래시장이다. 특히 ‘의정부 부대찌개’, ‘의정부 왕만두’와 같은 지역 음식문화가 전국적으로 퍼지는 데 이 시장의 역할은 절대적이었다. 이 시장은 여전히 하루 평균 수천 명이 오가는 활기찬 공간이며, 의정부역과 붙어 있는 뛰어난 접근성, 시장 내부에서 바로 이어지는 식당가, 전통의류점, 반찬가게, 만두집, 족발집 등 서울의 대형시장과는 또 다른 ‘생활 중심의 리듬’을 느낄 수 있는 장소다. 이 글에서는 의정부 제일시장의 교통, 구조, 편의시설, 그리고 현장에서 직접 경험한 소리, 온기, 사람 이야기를 통해 의정부..
[전통시장 리뷰] 서울 용산 청파시장 – 남영역 뒷골목 이야기 서울에서 아직도 이런 시장이 남아 있다는 것서울의 전통시장이라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넓은 골목, 번쩍이는 간판, 길게 늘어선 줄, 외국인 관광객.하지만 서울 한복판, 그것도 용산 남영역에서 불과 몇 걸음 떨어진 청파동 골목에 이 모든 것과 정반대인 전통시장이 숨어 있다.그곳이 바로 청파전통시장, 또는 인근 주민들이 부르는 이름으로 남영 청파시장이다. 이 시장은 크지도, 눈에 띄지도 않는다.그러나 그 안에서는 매일 아침 새벽배송 채소가 쌓이고, 노포 반찬가게에선 맛이 들기 시작한 깍두기가 잘 익어가며, 시장 끝 이발소에서는 반세기 넘은 전기바리깡 소리가 하루의 시작을 알린다. 관광지로 알려지지 않아 오히려 더 서울의 진짜 생활을 보여주는 이곳은 사람 중심의 원천지다. 이번 글에서는 이 시장의 위..
[전통시장 리뷰] 성남 모란시장 – 4일과 9일의 시간, 장날에만 열리는 거리의 활력 숫자에 리듬이 있는 시장, ‘장날’이라는 시간의 방식대한민국에서 ‘장날’이 남아 있는 몇 안 되는 도심형 전통시장. 그 이름만 들어도 지역 사람들의 리듬을 떠올리게 하는 시장이 바로 성남 모란시장이다. 모란시장은 단순히 재래시장이 아니라, 매달 4일과 9일에 열리는 정기 5일장이 지금도 유지되는 곳으로 도심 한복판에서 과거의 시장 방식이 살아 숨 쉬는 보기 드문 공간이다.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에 위치한 모란시장은, 1970년대 이래 경기 동남부 최대 규모의 전통시장으로 성장해왔으며, 현재는 일반 상설시장과 장날 장터가 혼합된 복합시장으로 진화했다.장날이면 500여 개가 넘는 노점상이 거리를 메우고, 계절 채소부터 희귀 약초, 기이한 수공예품까지 진열되어 단 한 번의 방문으로도 글이 되는 시장이 바로 이곳..
[전통시장 리뷰] 서울 청량리시장 – 동대문 이면의 진짜 밥상을 찾아서 청량리엔 단순한 역과 백화점만 있는 것이 아니다서울에서 ‘청량리’ 하면 보통 KTX와 GTX가 연결되는 교통 중심지, 혹은 대형 백화점과 마트가 즐비한 쇼핑의 거점으로 기억된다. 하지만 그 화려한 스카이라인의 뒤편 골목으로 발길을 돌려보면, 서울 토박이들이 여전히 장을 보는 ‘살아 있는 전통시장’, 바로 청량리시장이 모습을 드러낸다. 청량리시장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하지만 서울 동북부의 식문화와 생활경제를 조용히 지탱하고 있는 골목형 시장이다. 관광객보다 실수요자 중심, 즉 동네 주민, 근처 자영업자, 그리고 장을 보는 중장년층이 대부분이라는 점에서 소위 ‘관광형 시장’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가진다. 특히 이곳은 밥상을 중심으로 한 전통 먹거리, 즉석 조리식품, 반찬, 국거리, 생선, 채소에 특화..
[전통시장 리뷰] 부평 깡시장 – 옷, 사람, 음악, 그리고 삶의 소리로 가득한 시장 ‘깡’이라는 이름에 담긴 시장의 유산, 그리고 살아있는 리듬‘깡시장’이라는 단어는 언뜻 들으면 익숙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부평 사람들에게는 너무나 익숙한 말이고, 그 단어에는 시장 이상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부평에 자리한 부평깡시장(부평종합시장)은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곳이 아니라, 한국 근현대사의 산업·군수·패션 유통이 하나로 교차하던 생활의 장이었다. ‘깡’이라는 말은 미군 부대에서 나오는 군납품 잉여 물자를 ‘깡통처럼 쏟아지게 판다’는 데서 유래되었다. 195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부평은 한국의 주요 군수기지였고, 그 뒤편에서 미군기지 물품을 되팔던 깡통시장, 즉 ‘깡시장’이 지금의 부평깡시장의 시작이었다. 그러나 지금의 부평깡시장은 단지 군수품만 취급하는 시장이 아니다.옷, 신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