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통시장

[전통시장 리뷰] 수원 영동시장 – 화성행궁 뒤편의 진짜 수원

서론 – 수원의 역사 뒤에 숨겨진 살아 있는 시장의 온기

수원에는 세계문화유산 화성행궁이 있다. 많은 이들이 이 유서 깊은 공간을 찾지만, 정작 행궁에서 몇 걸음 떨어진 시장에는 잘 들르지 않는다. 수원 영동시장은 바로 그 행궁 뒤편, 관광객의 시선에서 살짝 벗어난 곳에서 ‘삶의 풍경’을 조용히 이어가는 전통시장이다.

 

전통시장리뷰

 

영동시장은 화려하지 않다. 하지만 이곳엔 대형마트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진짜 사람 냄새와 손맛, 그리고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리듬이 있다.
수원의 전통시장 가운데서도 지역 주민들이 가장 애정하는 시장 중 하나이며, 특히 수원 팔달구와 장안구 사이의 ‘생활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수원 영동시장을 처음 방문하는 분들을 위해, 가는 길부터 시장 구성, 맛집, 주차장, 화장실까지 꼼꼼하게 정리하여 전통시장의 정서를 소개하고자 한다.

오래된 시간과 따뜻한 말투가 맞이한 곳

수원 영동시장을 찾은 날은 흐린 평일 오후였다. 시장 입구 간판은 조금 바래 있었고, 철제로 덮인 지붕 아래 골목은 고즈넉했다. 하지만 한 발만 들여놓자, 생선 냄새와 고소한 전 부치는 향이 뒤섞여 익숙하면서도 반가운 공기감이 느껴졌다.

처음 들른 건 반찬가게였다. 무말랭이와 메추리알조림, 가지볶음을 시식해보자 주인 아주머니가 “우리 집 건 간 안 세요, 짜면 말하세요”라고 하신다. 그 한마디에 어쩐지 신뢰가 생겨 3가지 반찬을 바로 구입했다. 총 8,000원. 시장 중간쯤엔 소머리국밥집이 줄을 이루고 있었다.
맑은 국물에 푸짐한 고기, 그리고 수북이 얹힌 파. “오래된 맛집은 간판보다 줄이 말해준다”는 말이 실감날 정도였다. 반대편 골목에선 손두부를 만들고 있었고, 지나가던 어르신이 “이 집 두부는 콩이 좋아”라며 자연스럽게 이야기 나눈다. 영동시장은 장을 보기 위한 공간이자, 동네 사람들의 하루를 겹겹이 쌓아놓은 따뜻한 기억의 장소였다.

 

위치 및 교통 – 화성행궁 근처, 도심 한가운데 전통시장

수원 영동시장은 팔달구 교동, 화성행궁 바로 뒤편에 위치한다. 도심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든 형태로, 근처에 팔달문시장, 못골시장, 남문로데오거리와 함께 연계 시장권을 형성한다.

 

📍 주소: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정조로800번길 16 (영동시장 입구 기준)

🚌 대중교통

  • 수원역 하차 후
     → 일반버스 11, 13, 83-1번 등 탑승 → ‘남문시장’ 또는 ‘팔달문’ 정류장 하차 → 도보 5분
  • **수원시청역(분당선)**에서도 버스 접근 가능

🚗 자가용

  • 내비게이션에 "수원 영동시장 공영주차장" 또는 "수원 못골시장 공영주차장" 입력
  • 팔달문 방면 차량 진입 가능 (혼잡 시간 피하는 것이 좋음)

🅿️ 주차장 정보

  • 영동시장 공영주차장: 시장 맞은편, 약 60대 수용 가능
  • 팔달문 공영주차장: 대형 / 지하 구조 / 1시간 무료 주차 가능
  • 대부분 점포에서 1시간 무료주차권 제공

🚻 화장실 위치

  • 시장 중앙 골목에 위치한 공용화장실 1곳
  • 남녀 구분 / 휠체어 가능 / 비교적 청결
  • 야간 조명 있음 / 낮 시간대 이용 권장

시장 구성 – 기본 식자재부터 먹거리 골목까지

수원 영동시장은 대형 시장은 아니지만 일상 장보기에 최적화된 알찬 구성을 자랑한다. 시장 안 골목은 지붕으로 덮여 있어 비가 오거나 햇빛이 강할 때도 쾌적하게 이용 가능하다.

🔸 주요 품목 구역

구역구성 품목
입구 골목 생선, 반찬, 채소, 청과물
중앙 골목 순댓국집, 국밥집, 부침개 노점
좌측 골목 떡집, 두부집, 방앗간, 장류 판매
후문 골목 생활잡화, 의류, 고무신, 양말
 

💡 장날은 따로 지정되어 있지 않지만, 금요일 오후 + 주말 낮 시간이 가장 붐빈다.

 

전통시장은 오래된 게 아니라 여전히 현재다

수원 영동시장은 단순한 ‘구시장’이 아니다. 그 안에는 여전히 살아 있는 사람과 살아 있는 맛, 그리고 도시의 일상이 조용히 녹아 있다.

정조의 이름을 따온 정조로를 걷다 보면,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시장 골목에 이르게 된다.
그 골목은 낡은 것처럼 보이지만, 그곳에서 만들어지는 밥상과 정은 지금도 ‘현재형’이다. 수원을 찾는다면, 화성행궁만 보고 돌아가지 말자.
뒤편 골목의 작은 시장 안에도 수원의 이야기는 충분히 살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