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과 정성이 어우러진, 진짜 '안성맞춤'인 시장
경기도 안성은 예로부터 소문난 장인의 도시로 알려져 왔다. 특히 유기농 농업, 한우, 유기 가공품 등으로 이름난 안성은 그 정성과 품질이 고스란히 담긴 로컬 전통시장도 품고 있다. 그 대표적인 공간이 바로 '안성맞춤시장’이다.
안성맞춤시장은 이름부터 남다르다. ‘안성맞춤’이라는 말이 “무엇이든 딱 알맞다”는 뜻이 된 배경에는 이 지역에서 만들어진 소반, 가구, 일용품들이 정밀하고 실용적이어서 전국에 명성이 자자했다는 역사적 사실이 있다. 그 전통이 그대로 이어지는 시장인 만큼, 시장 내 점포나 노점도 단순히 장사만 하는 곳이 아니라 손맛, 장인의 손길, 그리고 삶의 지혜가 오가는 살아있는 현장이다. 이 글에서는 안성맞춤시장에 처음 방문하는 이들을 위해, 가는 길, 주차장, 시장의 특징, 먹거리, 체험 요소 등을 전문적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전통시장을 관광이 아닌 생활 속 경험으로 접근하는 시선을 담았다.
따뜻한 말투와 투박한 반찬 속 깊은 정을 만나다
안성맞춤시장에 도착한 건 평일 오전 10시쯤이었다. 주차장을 지나 시장 입구에 들어서자 ‘안성맞춤시장’이라는 붉은 간판이 첫인상을 남겼고, 그 아래로 이어진 골목은 천막 지붕으로 덮여 있어 마치 오래된 지붕 없는 집을 걷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 처음 발걸음을 멈춘 곳은 유기농 채소와 반찬을 함께 파는 점포였다. 이 집의 가지볶음과 열무김치는 조미료 없이 담백하게 무친 손맛으로 유명했다. 시식을 부탁하자 아주머니는 “이건 우리 집 식구도 매일 먹는 거예요”라며 웃는다. 그 말에 안심이 되었고, 두 가지를 바로 구매했다. 가격도 합리적이었고, 봉투도 종이로 준비되어 있어 환경까지 신경 쓴 모습이었다.
시장 안쪽에는 한우 육회 전문점도 눈에 띄었다. 이곳 안성은 전국적으로 품질 좋은 한우 산지로 유명하며, 시장에서도 현지인들이 사가는 정육점과 즉석 식당이 함께 운영되고 있었다. 눈길을 끈 건 시장 뒤편의 소목장 골목이었다. 작은 가구와 도마, 쟁반, 한지 함 등을 제작·판매하는 상점이 몇 군데 모여 있었고, 그 중 한 곳에선 3대째 이어온 소목장이 직접 나무를 다듬고 있었다. 시장을 구경한다기보다, 한 장인의 삶을 바라보는 듯한 깊은 울림이 있었다.
위치, 가는 길, 주차장 정보 – 도심 속에 깃든 조용한 골목형 시장
안성맞춤시장은 경기도 안성시 중심부, 안성3동에 위치하고 있으며 경기 남부권에서 자차 또는 시외버스로 접근하기 좋은 구조다.
대중교통 이용 시
- 안성종합버스터미널에서 도보 약 10분
- 시내버스 2번, 5번, 6번 → ‘안성시장’ 하차
- 수원·평택·천안에서 1시간 내외 거리
자가용 이용 시
- 내비게이션 주소: 경기도 안성시 시장길 38
- 경부고속도로 안성IC 또는 서안성IC 진입 후 약 15분
주차장 정보
- 안성맞춤시장 공영주차장: 시장 입구 앞, 약 100대 수용
- 첫 30분 무료 / 1시간 이내 1,000원 / 이후 10분당 200원
- 주말 오전~점심 시간대는 조기 만차 주의
공용화장실 위치
- 시장 중앙부 통로에 위치
- 리모델링 완료 / 휠체어 이용 가능 / 비누, 휴지 완비
- 비교적 청결
시장 구성과 특화 품목 – 반찬, 유기농, 생활소품의 삼박자
안성맞춤시장은 대형 규모는 아니지만, 알차게 짜인 골목과 지역 특산품 중심의 구성이 돋보이는 전통시장이다. 특히 안성 로컬 농민들과 장인들이 직접 운영하는 점포가 많아 믿을 수 있는 먹거리와 생활 도구를 찾는 이들에게 최적화된 시장이다.
🔸 주요 구성 구역
입구 | 야채, 과일, 반찬류, 전통장 |
중앙 | 국수집, 순댓국, 떡볶이, 전통과자 |
뒤편 골목 | 소목장 공방, 전통 가구, 한지소품 |
노점 구역 | 계절 나물, 삶은 고구마, 들기름, 두부 |
시장의 특징
- 유기농 반찬 & 로컬채소: 대부분 직거래 / 시식 가능
- 전통공예품: 도마, 쟁반, 나무함 등 수작업 제품
- 소규모 먹거리골목: 감자전, 부추전, 어묵, 순대 등 현장조리
- 장날(5일장): 매달 2일, 7일, 12일, 17일, 22일, 27일
일부 상점은 카드결제 가능하지만, 현금 준비 필수 지역화폐(안성사랑상품권) 사용 가능
‘딱 알맞은 시장’이라는 이름이 괜히 붙은 게 아니다
‘안성맞춤’이라는 말은 단순히 수식어가 아니다. 이 시장을 한 바퀴만 돌아보면, 그 말이 왜 생겼는지 절로 이해된다. 정성 들인 반찬, 따뜻한 인사, 기계가 아닌 손으로 만든 도구들, 그리고 무엇보다 속도보다 정직함을 택한 시장의 리듬이 이곳을 특별하게 만든다.
대형마트에서는 절대 얻을 수 없는 ‘누군가가 내 식탁을 걱정해주는 마음’이 시장 골목 곳곳에 스며 있다. 안성을 여행하거나 지나게 된다면, 이 조용하고 단단한 시장을 꼭 한 번 걸어보길 추천한다. 단순한 장이 아니라, 삶의 한 장면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