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 도자기의 무게만큼 깊이 있는 장날의 문화
이천은 도자기의 도시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천이 자랑하는 건 단지 흙과 불이 만든 공예품만이 아니다. 이천의 중심 시가지, 도자기 박물관에서 멀지 않은 거리에는 삶의 흔적이 켜켜이 쌓인 관고시장이 자리해 있다. 관고시장은 화려하진 않지만 여전히 장날을 기다리는 사람들, 그리고 그날만 느껴지는 시장 특유의 활기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주말이면 마트 대신 이곳을 찾는 지역 주민들, ‘이천쌀’을 사러 일부러 멀리서 오는 손님들, 도자기 박람회 구경 후 따뜻한 국밥 한 그릇에 위로받고 가는 여행자들까지 다양한 발걸음이 시장이라는 공간에 모여 진짜 이천을 완성한다.
시장 바닥에 남은 물기, 그곳에 담긴 시간의 흔적
이천 관고시장을 처음 방문했을 때, 제일 먼저 코끝에 닿은 건 막 튀겨낸 기름 냄새와 멸치의 짠내였다. 좁은 골목 안, 뚜벅뚜벅 걷는 발밑에는 방금 물청소를 마친 듯한 습기가 남아 있었고, 그 수분은 시장 전체에 생기를 더하고 있었다. 사람들은 서로를 밀지 않으면서도 자연스럽게 어깨를 비켜주었고, 상인들은 눈이 마주칠 때마다 “이거 오늘 따온 거예요, 냉이 드셔보실래요?”라며 말을 건넸다.
시장 중앙에 있는 떡집에서는 방금 쪄낸 인절미를 나눠주었고, 어묵을 팔던 노점에서는 젓가락 하나를 슬며시 건네며 “국물도 드세요”라고 속삭였다.
시장통 끝에선 혼자 먹는 국밥집 아주머니가 손님과 눈도장부터 찍고 있었다. 이곳은 ‘장사’보다는 ‘사람’이 먼저였고, 그 모습이 낡은 간판보다 훨씬 따뜻했다. 무심하게 쌓인 고추 더미, 가지런히 묶인 파뿌리, 그리고 나란히 놓인 메주와 된장 항아리까지.
관고시장의 풍경은 누구의 연출도 아닌, 매일매일 조금씩 이어진 삶의 구성이었다. 그 자연스러움이 오히려 여행객의 마음에 더 깊은 인상을 남긴다.
관고시장 가는 길 – 이천 시내 중심, 생활과 가장 가까운 시장
관고시장은 경기도 이천시 관고동 112번지 일대에 위치하고 있다. 도자기문화센터나 이천터미널, 시청에서 도보로 10분 이내 거리에 있으며, 이천 구도심의 중심 상권을 형성하고 있는 오래된 시장이다.
🚍 버스 이용 시
- ‘이천터미널’, ‘이천중앙로’, ‘관고사거리’ 정류장 하차
- 도보 5분~7분 내외 / 대부분의 시내·시외버스 연계 가능
- 서울 강남, 동서울터미널에서도 고속버스 이용 후 도보 접근 가능
🚗 자가용 이용 시 (주차 정보)
- 내비게이션에 “관고시장 공영주차장” 또는 “관고동 공용주차장” 검색
- 시장 정면·후면에 소형 공영주차장 다수 (총 100여 대 수용)
- 일부 구역은 1시간 무료 / 이후 10분당 500원
- 장날(4일, 9일)에는 오전 10시 이전 방문 권장
시장은 일자형 주골목과 양측 골목으로 나뉜 구조이며, 중앙 아케이드 지붕이 설치되어 있어 우천 시에도 쾌적하게 관람 가능하다.
시장 구성 – 곡물, 반찬, 도자기 소품까지 어우러진 이천형 골목시장
관고시장은 식재료와 생활소품이 중심인 생활형 시장이다. 이천쌀로 유명한 만큼 곡물류, 방앗간, 장류 전문점이 많고,
이천 도자기의 특성을 살린 주방도구, 그릇, 옹기 항아리 판매점도 눈에 띈다.
📍 대표적인 상권 구역
1. 입구~중앙 골목: 곡물·반찬·채소류 판매점
- 이천쌀 10kg, 수수, 차조, 콩 등 각종 곡물 단위 판매
- 조리된 반찬가게가 밀집해 있으며 맛 평가 후 구매 가능
- 제철 채소와 함께 국거리·찌개재료 세트포장도 인기
2. 좌측 골목: 도자기 소품, 생활잡화 구역
- 소형 도자기 식기, 옹기 항아리, 국그릇 등 도자기 상점
- 고령층 대상 내의, 양말, 바지 등 의류점도 함께 분포
- 생필품 중심의 저가 코너로 현금결제 손님 많음
3. 우측 골목: 분식·국밥·간식골목
- 어묵, 튀김, 김밥, 순대 등 인기 간식류 판매
- 5천 원 이하 국밥집 / 된장찌개, 청국장 가게는 단골손님 많음
- 일부 점포는 이천쌀밥 고봉으로 제공, 양 푸짐
4. 골목 끝: 전통 방앗간 / 떡집 / 장류전문점
- 매일 직접 제조되는 두부, 들기름, 참기름 판매
- 시식 가능한 김치·된장 / 주문 제작 떡 상점 운영
관고시장은 시장 구조 자체가 가족단위 고객과 노년층을 위한 동선으로 구성되어 있어, 첫 방문자도 매우 이용하기 쉬운 구조를 자랑한다.
편의시설 – 소박하지만 필요한 건 다 있는 시장
🚻 화장실 위치
1. 시장 중앙 공용화장실 (곡물가게 옆)
- 남녀 분리 / 수시 관리 / 비상벨 및 CCTV 설치
- 장애인 화장실 별도 있음
2. 시장 외부 공공화장실 (후문 공영주차장 근처)
- 넓고 깨끗한 구조 / 야간 이용도 가능
🅿️ 주차장 정보
- 시장 앞·뒤 공영주차장 2곳
- 소형차량 위주 / 경차 전용 구역 확보
- 장날 무료 주차권 제공 상점 다수 존재
🪑 기타 편의사항
- 벤치형 쉼터 3곳 / 고객센터 1곳(미아·분실물 안내)
- 상점 대부분 카드결제 가능 / 이천사랑상품권, 지역화폐 사용처 표시
- 상인회에서 SNS 이벤트 및 장날 쿠폰 행사 운영
관고시장은 도심형 시장이지만 노년층 고객을 위한 접근성, 젊은층을 위한 SNS 활용, 지역상품권 결제 등 실용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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