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정신’이 살아 있는 시장, 강릉 중앙성남시장
강릉의 전통시장을 이야기할 때, 대다수는 중앙시장과 초당순두부를 먼저 떠올린다. 하지만 강릉의 깊고 조용한 손맛, 그리고 장인의 땀이 녹아 있는 시장은 따로 있다. 바로 강릉 성남시장이다.
중앙시장에서 도보로 단 5분 거리에 위치해 있지만, 이 시장은 상업적 화려함보다 손으로 만든 것에 집중된 고요한 공간이다. 시장을 처음 마주했을 때 느껴지는 인상은 크지 않지만, 한 걸음 한 걸음 골목을 따라 걷다 보면 손으로 재봉질을 하는 할머니, 가죽을 자르는 중년 남성, 그리고 두 손에 밀가루 반죽을 들고 구슬땀을 흘리는 분식집 아주머니가 눈에 들어온다.
성남시장은 기계 대신 손, 공장 대신 작업대가 중심이 되는 시장이다. 나는 직접 이 시장을 찾아가 직접 만든 물건만 파는 상점들, 그리고 그 주인공인 장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시장의 진짜 가치를 체험했다.
이 글에는 그 체험을 바탕으로, 교통편, 동선, 숨은 명소, 편의시설, 그리고 시장이 지닌 정서를 기록해보았다.
기계보다 손이 먼저인 시장, 그 속의 정서를 기억하다
성남시장을 나설 무렵, 필자는 문득 하나의 장면에 멈춰 섰다. 수제 떡집 옆, 작은 작업실에서 할머니가 한복 치마에 단추를 다시 달고 있었다. 똑같은 단추를 여러 번 꿰면서도 손놀림은 전혀 서두르지 않았고, 그 속에는 수십 년간 이어져 온 장인의 시간이 담겨 있었다. “요즘은 손으로 만든 건 잘 안 팔려요. 그래도 난 이게 좋아요.” 한 분식집 아주머니의 이 말이 오래 기억에 남았다. 그 말 속엔 속도보다 진심을 택한 사람들의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성남시장은 작다. 하지만 그 안에 담긴 손의 흔적과 땀의 기록은 결코 작지 않다. 시장 구석구석에서 만난 장인들은 화려한 간판도 없고, SNS 홍보도 하지 않지만, 가장 오래 기억될 만한 물건과 순간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이처럼 사람의 손과 마음이 주인공이 되는 시장은 한국에선 강릉중앙시장이 유일하다고 말할 수 있다.
성남시장 가는 법 – 강릉역과 시외버스터미널에서의 이동 동선
강릉 성남시장은 강원도 강릉시 경강로 2106번길 일대에 위치하고 있으며, 강릉의 대표 상권인 중앙시장과 인접해 있다. 다만 위치상 골목 안에 숨겨져 있어, 초행자는 의식하지 않으면 지나치기 쉽다.
🚉 강릉역에서 출발할 경우 (KTX 이용자 기준)
- 강릉역에서 택시로 8분 / 도보로는 약 25분 소요
- 또는 시내버스 202번, 204번 탑승 → ‘강릉중앙시장 정류장’ 하차
- 하차 후 도보 3분이면 성남시장 입구 도착
🚌 강릉시외버스터미널 기준
-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도보 약 12분 거리
- 또는 택시 5분 / 버스 1~2정거장 거리
🚗 자가용 이용 시 주차 정보
- “강릉 중앙성남시장 공영주차장” 또는 “강릉 중앙성남시장”으로 내비게이션 입력
- 주변에 ‘성남시장 제1공영주차장’, ‘중앙시장 지하주차장’ 있음
- 주말은 오전 10시 이전 도착 추천 (혼잡도 낮음)
시장은 크게 외부 골목형 시장과 내부 상가형 구역이 혼합된 형태이며, 초행자라면 ‘성남시장 상인회’ 간판을 기준으로 입장하면 가장 중심부부터 탐방할 수 있다.
손으로 만든 것이 중심이 되는 구조 – 숨은 장인들을 만나다
강릉 중앙성남시장의 가장 큰 매력은 직접 손으로 만든 물건만 파는 상점이 유난히 많다는 점이다. 대량 생산된 공산품보다, 시간이 든 것, 손맛이 배인 것, 정성이 깃든 것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입구 좌측에는 재봉틀 소리가 끊이지 않는 맞춤 수선집이 있고, 안쪽으로 들어가면 국내산 천연 가죽으로 지갑과 벨트를 제작하는 가죽공예 상점이 하나 보인다. 그 주인은 30년 경력의 중년 장인이었고, “이건 기계로 못해요. 손으로 꿰매야 오래가요.”라는 말이 인상 깊었다. 한쪽 분식집에서는 칼국수 면을 손으로 뽑고 있었고, 그 옆 반찬가게에선 매일 새벽 5시에 담근 열무김치와 직접 튀긴 동태전을 판매하고 있었다.
모두 공장에서 납품받지 않고, 직접 만들고 파는 것이 원칙이었다. 시장을 탐색하다 시장 깊숙한 골목에서 수제 떡집을 하나 발견했다. 가게 안쪽에서는 찜기가 연기를 내뿜고 있었고, 떡을 하나 고르려는데 가게 아주머니가 건넨 “이건 오늘 새로 만든 쑥떡이에요. 맛만 보세요.”라는 말에 시식 후 쑥떡과 팥시루떡을 한 봉지 사게 됐다. 이처럼 강릉 중앙성남시장은 상점 간 경쟁보다, 손으로 만든 것에 대한 자부심으로 공간이 채워져 있다.
시장을 이용하기 위한 편의시설 – 화장실과 주차장, 쉼터까지
작지만 탄탄한 구조를 가진 성남시장은 편의시설 역시 작지만 효율적으로 잘 정비되어 있다. 시장 전체가 도보 중심으로 운영되며, 차 없는 거리 구간도 있어 고령자와 가족 단위 방문자에게도 적합하다.
🚻 화장실 위치 안내
1. 강릉 중앙성남시장 본관 내부 화장실
- 위치: 중앙 복도 끝 / 청결 양호 / 관리 상태 우수
- 개방 시간: 오전 9시~오후 9시 / 남녀 분리 / 장애인 화장실 별도 운영
2. 강릉중앙시장 공용화장실(도보 3분 거리)
- 성남시장과 중앙시장이 연결되어 있어 외부 화장실도 쉽게 이용 가능
🚗 주차장 정보
1. 성남시장 제1공영주차장 (시장 남문 인근)
- 차량 50대 이상 수용 / 카드 결제 가능 / 최초 30분 500원
- 도보로 시장 입구까지 약 2분 거리
2. 중앙시장 지하주차장 (겸용 사용 가능)
- 도보 4분 거리 / 혼잡 시 대체 주차장으로 활용
🪑 쉼터 안내
- 시장 내부에는 소형 벤치형 쉼터가 곳곳에 배치
- 특히 반찬골목과 분식골목 사이에 있는 ‘장인의 거리 쉼터’는
고령 방문자들을 위한 등받이 벤치, 선풍기, 음수대까지 갖춰져 있다.
이처럼 시장은 작지만 편의시설이 잘 정비되어 있어 방문자 체류 시간이 길어지기에도 적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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