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

[전통시장 리뷰] 여주 한글시장 – 세종의 도시에서 만난 따뜻한 사람 냄새의 전통시장

masterpiece-na 2025. 8. 2. 16:54

‘한글’의 도시, 여주에서 전통시장을 거닐다

경기도 여주는 ‘세종대왕의 도시’로 널리 알려져 있다. 세종대왕릉(영릉)이 위치한 이곳은 한글과 관련된 역사 문화가 깊은 도시이며, 최근에는 ‘한글도시’라는 이름으로 재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여주를 제대로 경험하고 싶다면 단지 관광지만 둘러보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진짜 여주의 일상을 들여다보려면 ‘여주 한글시장’이라는 전통시장을 꼭 거쳐야 한다.

 

전통시장리뷰

 

여주 한글시장은 과거 ‘여주 중앙시장’이라는 이름으로 운영되던 작은 지역시장이다. 그러나 세종대왕을 기리는 도시 정체성과 연결해 이름을 ‘한글시장’으로 개칭하며 지역 재생 프로젝트의 핵심이 되었다. 지금은 지역 주민과 관광객이 함께 찾는 명소형 재래시장으로 꾸준히 성장 중이며, 전통적인 분위기 속에 깔끔한 환경, 정겨운 인심, 지역 특산물이 함께 어우러진 모범적인 생활형 시장이다.

이번 글에서는 여주 한글시장에 처음 방문하는 사람들을 위해, 가는 길, 주차장, 구성, 먹거리, 특산품, 체험 포인트 등을 중심으로 정리했다.

반찬가게 아주머니의 정겨운 인사 한마디

여주 한글시장은 여주 시내 중심부, 여주시청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시장을 처음 방문한 날은 평일 오전, 흐린 날씨였지만 입구부터 붉은 간판이 눈에 띄었고, 골목 곳곳에는 이미 장을 보러 온 어르신들과 커다란 장바구니를 든 주민들이 드나들고 있었다. 입구 쪽에 있는 반찬가게 두 곳이 인상적이었다. 들기름 향이 은은하게 퍼지는 감자조림, 고소하게 볶아진 멸치볶음, 그리고 깔끔하게 포장된 도라지무침까지 모두 시식이 가능했고, 맛을 보자마자 '이건 사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가게 아주머니께 “정말 집에서 하신 거예요?”라고 묻자
“우리 딸이 알바하다가 집에 못 들어오면 이 반찬 들고 가요. 애가 제일 좋아해요.” 라는 말이 돌아왔다. 그 짧은 한마디에 정성이란 게 단지 조리법에만 있는 게 아니구나 싶었다.

시장 중간쯤엔 손칼국수집과 찹쌀도넛 노점이 줄지어 있었다. 칼국수는 육수가 깊고 면이 부드러워 평범한 식사지만 따뜻한 한 끼가 되었고, 노점 도넛은 쫀득한 식감이 인상적이었다. 가격은 3개에 2,000원. 고급은 아니지만, 맛에 있어선 마트보다 한 수 위였다.

 

위치, 가는 길, 주차장 안내 – 여주시 중심에 자리한 생활형 시장

주소

  • 경기도 여주시 세종로 14
  • 구. 여주 중앙시장 → 현재 ‘한글시장’ 명칭 사용 중

대중교통 (버스/기차 이용 시)

  • 여주역 (경강선) 하차 → 택시 약 5분 / 버스 약 15분
  • 여주종합버스터미널에서도 도보 약 15분 거리
  • 시내버스 51, 52, 54번 → ‘한글시장’ 정류장 하차

자가용 접근

  • 내비게이션에 “여주 한글시장” 또는 “여주 중앙시장” 입력
  • 영동고속도로 → 여주 IC → 약 10분 소요

주차장 정보

  • 한글시장 공영주차장: 시장 맞은편, 50대 수용
  • 여주시청 주차장: 주말 개방 시 도보 5분 거리
  • 요금: 기본 30분 무료, 이후 10분당 200원

화장실

  • 시장 내 공용화장실 1곳 (중앙로 기준, 깔끔하게 리모델링됨)
  • 휠체어 가능 / 아기 기저귀 교환대 없음 / 평일 오전 이용 쾌적

Tip: 시장에서 물건을 구매하면 점포에서 무료 주차권 제공하는 경우 있음

 

시장 구성과 특화 품목 – 반찬, 농산물, 여주 특산품이 한자리에

여주 한글시장은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지역 주민들이 직접 운영하는 점포 위주로 구성되어 있어 가격이 합리적이고, 정직한 상품이 많다.

주요 품목별 구역 구성

구역판매 품목
입구 과일, 채소, 반찬류 (직접 제조)
중앙 국수집, 전, 떡볶이, 튀김 등 먹거리 골목
후면 골목 잡화, 생필품, 의류, 수제김치, 장아찌
노점 여주쌀, 고구마, 들기름, 메주, 참기름 등
 

여주 특산품 판매처

  • 여주쌀: 시장 내 3곳 이상의 정미소 운영
  • 들기름·참기름: 현장 착유 가능 / 250ml~1L 단위 포장
  • 여주 고구마: 3kg/5kg 단위 / 택배 가능
  • 전통 장류: 된장, 고추장, 청국장, 직접 띄운 장 판매

특이하게도 일부 점포에서는 ‘세종대왕 패키지’ 상품으로 된장+참기름+고구마 선물세트를 판매함 → 관광객에게 인기 높음

 

여주 한글시장은 여전히 ‘사람이 주인공’인 곳

관광지가 넘쳐나는 시대지만, 진짜 여행은 그 지역의 ‘생활’을 들여다보는 데서 시작된다. 여주 한글시장은 그런 의미에서, 가장 여주다운 풍경을 품고 있는 공간이다. 음식의 맛도, 상인의 말투도, 가격표에 적힌 숫자 하나까지도 어디 하나 ‘사람 냄새’ 나지 않는 곳이 없다. 그 속도는 느릴지 몰라도, 그 안엔 정직함과 배려, 그리고 오래된 삶의 리듬이 담겨 있다.

만약 여주에 간다면, 세종대왕릉만 보고 돌아서지 말고 시장 골목을 한 번 걸어보자. 거기엔 책이나 블로그에 적히지 않는 진짜 여주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