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 리뷰] 서울 청량리시장 – 동대문 이면의 진짜 밥상을 찾아서
청량리엔 단순한 역과 백화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서울에서 ‘청량리’ 하면 보통 KTX와 GTX가 연결되는 교통 중심지, 혹은 대형 백화점과 마트가 즐비한 쇼핑의 거점으로 기억된다. 하지만 그 화려한 스카이라인의 뒤편 골목으로 발길을 돌려보면, 서울 토박이들이 여전히 장을 보는 ‘살아 있는 전통시장’, 바로 청량리시장이 모습을 드러낸다.
청량리시장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하지만 서울 동북부의 식문화와 생활경제를 조용히 지탱하고 있는 골목형 시장이다. 관광객보다 실수요자 중심, 즉 동네 주민, 근처 자영업자, 그리고 장을 보는 중장년층이 대부분이라는 점에서 소위 ‘관광형 시장’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가진다. 특히 이곳은 밥상을 중심으로 한 전통 먹거리, 즉석 조리식품, 반찬, 국거리, 생선, 채소에 특화되어 있으며, 새벽부터 분주히 움직이는 상인들, 그리고 정직한 가격과 손맛이 살아 있는 상점들이 오늘날에도 사람들을 이 시장으로 다시 오게 만든다.
이번 글에서는 청량리시장의 구체적인 위치와 교통, 시장 구조, 각 구역별 특징, 화장실 및 주차장 정보, 그리고 현장에서 경험한 것들에 대한 이야기로 구성했다.
거대 철도와 골목 전통이 공존하는 입지
청량리시장은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과 청량리동 사이, 청량리역 동쪽 후면에 자리한 도심형 골목시장이다. 특이하게도 KTX 청량리역에서 도보 5분 이내, 롯데백화점 뒤편 주택가와 접한 골목 안쪽에 시장이 형성돼 있어 대중교통 접근성은 뛰어나지만 관광객의 발길은 거의 닿지 않는 지역 밀착형 시장이다.
🚇 지하철 이용 시
- 1호선 청량리역 4번 출구 → 도보 4분
- 롯데백화점 건물 오른편으로 직진 → 청량리시장 입구 표지 확인
- 또는 제기동역 1번 출구 → 도보 8분 소요
🚌 버스 이용 시
- ‘청량리역환승센터’, ‘청량리시장’, ‘청량리동 주민센터’ 하차
- 간선/지선 다수 / 동북권 접근성 우수
🚗 자가용 이용 시 (주차 정보)
- 내비게이션에 “청량리시장 공영주차장” 입력
- 청량리시장공영주차장 (제기동 121-32번지)
- 수용 약 50대 / 요금: 30분 1,000원 / 카드 결제 가능
- 일부 상점 구매 시 주차 할인권 제공 (시간대별 상이)
📍 시장 입구는 외관상 골목 같아 보이지만, 중앙통로를 중심으로 좌우로 길게 이어지는 L자형 구조로, 과일→반찬→생선→건어물→국거리→식당가 순으로 자연스럽게 동선이 이어진다.
서울 토박이의 저녁 식탁을 책임지는 구조적 상권
청량리시장은 이름처럼 청량리역 뒤편에 붙어 있지만, 그 분위기는 마치 1980년대 생활 골목을 그대로 옮겨온 듯하다.
좁은 골목 사이로 손수레가 오가고, 채소가 담긴 나무상자와 플라스틱 박스들이 시장 전체를 뒤덮고 있다. 이곳은 가공된 제품보다는 오늘 저녁 반찬거리를 찾는 공간이다.
📍 골목 구역별 특징
1. 신선 채소·과일 구역 (시장 입구~좌측 골목)
- 당일 도매시장 직송 채소, 지역 농가 공급
- 인근 식당·분식점 주인들도 이곳에서 장을 봄
2. 생선·정육 코너 (중앙 골목)
- 활어, 선어, 손질 생선과 국내산 돼지고기 위주
- “두 토막 더 얹어 줄게요”식 덤 문화 여전
3. 반찬·조리식품 구역 (중앙-후면 연결구간)
- 멸치볶음, 김치, 장아찌, 오징어채 등
- 직접 만드는 가게 중심 / 가격표 + 시식 가능
4. 국거리·가공식품 골목 (시장 끝단 좌측)
- 두부, 콩나물, 국거리용 뼈, 묵 등
- 실속형 주부 단골 많은 지역
이 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상품보다 ‘구매 목적’에 맞춰 구조가 설계되어 있다는 점이다. 마트처럼 정리되어 있지는 않지만, 동선은 시장을 이용하는 이들의 삶을 기준으로 진화해 왔다.
화장실과 편의시설 – 오래 머무르기 위한 최소한의 배려
청량리시장은 대형 관광시장처럼 잘 정비되어 있지는 않지만, 생활시장으로서의 기본적인 편의시설은 비교적 갖춰져 있다.
🚻 화장실 위치
1. 시장 내 공중화장실 (중앙통로 중간 지점)
- ‘화장실’ 간판 아래 골목 안쪽 위치 / 시장 중간쯤
- 남녀 분리, 세면대·비상벨·장애인용 칸 구비
- 청결도는 양호한 편 / 일 2회 이상 정기 청소
🅿️ 주차장 안내
1. 청량리시장 공영주차장 (시장 후문 방향)
- 약 50대 수용 / 요금 30분 1,000원
- 오전 시간대 여유 / 주말 오후엔 매우 혼잡
2. 민영주차장 (롯데백화점 후면 일대 다수 위치)
- 가격은 다소 높음 / 시장과의 거리 가깝고 접근성 우수
🪑 쉼터 및 기타 정보
- 시장 입구 및 골목 중간에 벤치형 간이 쉼터 있음
- 시장방송 스피커를 통해 분실물, 혼잡도 안내 수시 방송
- 고객센터 없음, 상인회 부스에서 간단한 안내 대응 가능
이처럼 청량리시장은 불편함을 최소화하면서도 시장 이용자들에게 꼭 필요한 시설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어, 고령자·주부·중장년층 방문객이 오래 머무르기에 적합한 구조를 지닌다.
시장의 힘은 사람에게 있다 – 말보다 덤이 먼저 나오는 골목
청량리시장에서 인상 깊었던 점은 ‘상인의 태도’다. 필자가 들렀던 반찬가게에서는 “그냥 하나 더 넣어 드릴게요, 오늘은 시장이 좀 한산해서요”라는 말과 함께 한 손 가득 오징어채를 덤으로 얹어주는 모습을 봤다. 그 말에는 따뜻함과 생활의 여유가 묻어 있었다. 정육점에서는 “국거리용이면 살보다 뼈가 중요해요. 이건 뼈가 더 맛나요”라며 용도에 따른 추천까지 해주는 노련한 상인의 감각을 느낄 수 있었다. 이곳의 상인들은 단지 물건을 팔기 위해 말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삶을 고려해서 응대한다.
청량리시장은 빠르게 변화하는 서울 속에서도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만큼은 변하지 않고 남아 있는 공간이다. 이곳에서의 경험은 단순한 장보기를 넘어, 기억에 남는 한 끼, 잊히지 않는 정서적 경험으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