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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장 리뷰] 서울 경동시장 – 한약 냄새에 취해 걷는 약초골목의 하루

masterpiece-na 2025. 7. 20. 16:02

서울 한복판에서 느끼는 ‘옛 시간’의 향기

경동시장에 들어서는 순간, 공기부터 다르다. 평범한 전통시장과는 확연히 다른 묵직하고 진한 향이 코끝을 자극한다. 그건 단순한 향기가 아니라 오랜 시간 쌓여온 약재, 사람, 기술, 생활의 냄새다.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 일대에 자리한 경동시장은 대한민국 최대 규모의 한약재·건강식품 전문시장으로, 단순한 상거래 공간을 넘어 의료와 생업, 그리고 문화가 동시에 작동하는 거대한 복합시장이다. 1970년대에 형성되어 50년 이상 서울 동북부 상권의 중심축을 담당해온 경동시장은 현재도 전국의 한의사, 보약 구매자, 건강식품 상인이 몰려드는 살아 있는 한방 네트워크이자 골목 곳곳마다 다른 리듬으로 살아 움직이는 다층적 공간이다.

 

전통시장리뷰

 


이곳에서는 보이지 않는 지식이 시장의 경쟁력이 되고, 그 지식은 상인의 손끝과 입을 통해 전해진다. 이 글은 경동시장만의 공간 특성, 위치 정보, 시장 구조, 가는 방법, 편의시설, 그리고 직접 걸으며 보고 들은 현장감 있는 내용을 중심으로 작성해보았다.

 

시간이 쌓인 시장 – 약재보다 더 귀한 건 사람의 손끝

경동시장은 단순히 약초를 파는 곳이 아니다. 이곳은 시간이 켜켜이 쌓여 있고, 상인의 손끝이 지식과 경험으로 빚어낸 신뢰의 장소다.

한 상인은 말했다. “이 약은 우리 아버지 때부터 써왔어요. 이 손으로 40년 째 다듬었죠.” 그 손은 감초 뿌리를 자르면서도 단 한 번도 주위를 보지 않았다. 몸이 기억하는 일, 눈이 필요 없는 노련함. 그게 바로 경동시장의 진짜 자산이었다.

시장에서 들렀던 한 약초국밥 식당에서는 ‘감기 초기엔 무조건 대추차보단 구기자차’라는 상식이 메뉴판에 직접 적혀 있었다. 이 시장에선 음식도, 상품도, 안내도 지식에서 나온다. 

경동시장 가는 길 – 서울 지하철과 전통이 만나는 입지

경동시장은 서울 동대문구 고산자로36길 3 일대, 제기동역 2번 출구 바로 앞에 자리 잡은 전통시장이다. 서울 안에서도 보기 드물게 지하철 출구와 시장 입구가 바로 연결된 구조이며, 멀리서 오는 사람도 찾기 쉽고 접근성이 매우 우수하다.

 

🚇 지하철 이용 시

  • 1호선 제기동역 2번 출구 → 도보 0분
  • 출구 바로 앞에 경동시장 간판과 한약 골목 진입로 위치
  • 동묘앞역이나 청량리역에서 도보 연결도 가능

🚌 버스 이용 시

  • ‘제기동역’, ‘경동시장입구’, ‘서울약령시장’ 정류장 하차
  • 강북 전역 및 경기 북동부 노선 연계 가능

🚗 자가용 이용 시 (주차장 정보)

  • 내비게이션에 “경동시장 공영주차장” 또는 “서울약령시 공영주차장” 입력
  • 주차요금: 10분 300원, 1시간 기준 1,800원 / 카드 결제 가능
  • 평일 오전 11시 이후부터 혼잡 시작 → 오전 9시 전 주차 권장

📍 시장 구조
경동시장은 크고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서울약령시’라는 이름으로도 불리며, 약재 골목 / 건어물·건강식품 골목 / 식당가 / 생활잡화 구역이 구분되어 있다.

  • 한약 골목은 시장 정문에서 직선 방향
  • 건어물 골목은 오른쪽 측면
  • 식당 골목은 후면부 뒷골목에 밀집
  • 생활용품과 의류는 양측 통로에 혼재

 

구조 따라 걷는 약초의 흐름 – 말보다 손이 앞서는 상인의 세계

경동시장의 핵심은 단연 약재 골목이다. 이 골목에서는 상인들이 의학 서적보다 더 많이 알고 있다는 말이 과언이 아니다. 홍삼, 황기, 감초, 숙지황, 천궁, 오미자, 산수유 등 이름만 들어도 익숙한 약재들이 종류별로 말리고 쌓이고 썰려서 진열되어 있다.

상인들은 단순 판매를 하지 않는다. 고객의 체질, 증상, 날씨까지 고려해 “이번에는 감초를 좀 줄이고, 산사자를 더 넣으세요”라고 조언한다.
이곳에서의 상거래는 일종의 ‘한방 상담’과 같다.

 

📍 골목별 구성

 

1. 한약재 골목 (정문 직진)

  • 한의원/개인 보약 주문 고객 대상 판매
  • 상인 대부분 약재 가공·보관 지식 보유 / 상담 가능

2. 건강식품·건어물 구역 (우측 골목)

  • 건조버섯, 말린 채소, 해조류, 말린 과일 등 다양
  • 식당·소매 혼합 구매 가능

3. 식당 골목 (시장 후면, 시장건물 외벽 골목)

  • 약초밥, 한방국밥, 육개장 등 건강식 메뉴 다수
  • 1인 식사 가능 + 포장 가능

4. 생활잡화·농산물 (입구 주변 및 양측로)

  • 중장년 고객 중심 실속형 생활품 위주
  • 시장 특성상 ‘약과 함께 쓰는 물품’ 위주 구비

🔍 실제로 필자가 들렀던 약재 가게에서는 목감기에 좋다는 구절초차를 찾는 고객에게 “감기 초기에만 드세요. 지금은 더운 기운을 꺼내는 작약차가 나아요.” 라는 조언을 해줬다. 이처럼 전문성과 실용성이 공존하는 공간이 경동시장이다.

 

시장의 체류 편의 – 오래 머물러도 불편하지 않은 이유

경동시장은 외지 방문자도 많고, 연령대가 높은 고객도 많기 때문에 방문자 편의를 위한 시설이 비교적 잘 정비되어 있는 편이다.
공영주차장, 쉼터, 화장실 모두 다수 존재하며, 위치도 명확하다.

 

🚻 화장실 정보

 

1. 시장 내부 화장실 (한약골목 중심부)

  • 위치: 경동상가 1층 연결통로
  • 남녀 분리, 자동 조명 / 수시 청소
  • 운영시간: 오전 9시~오후 9시

2. 서울약령시 회관 공중화장실 (공영주차장 인근)

  • 시장 외곽 / 주차 이용객 주로 사용
  • 규모 크고 쾌적 / 비상벨, 장애인 칸 구비

🅿️ 주차장 안내

 

1. 경동시장 공영주차장 (시장 후면)

  • 약 70대 수용 / 유료 / 오전엔 여유
  • 주차 쿠폰 제공하는 점포 있음

2. 서울약령시 주차장 (후면 별도 건물)

  • 시장건물과 육교로 연결
  • 대형차 수용 가능 / 엘리베이터 있음

🪑 쉼터 및 부가시설

  • 시장 중간 구간에 벤치·천막 쉼터 구비
  • 서울약령시회관 내 고객안내소에서 상담 가능
  • 시장 내 CCTV 상시 운영 / 안내 방송 빈도 높음

경동시장은 단순히 ‘장보고 나오는 곳’이 아니라 지식과 식생활이 함께 움직이는 공간이기에 방문자가 비교적 오래 머무는 편이고, 이에 맞춘 시설도 자연스럽게 정비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