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 리뷰] 부평 깡시장 – 옷, 사람, 음악, 그리고 삶의 소리로 가득한 시장
‘깡’이라는 이름에 담긴 시장의 유산, 그리고 살아있는 리듬
‘깡시장’이라는 단어는 언뜻 들으면 익숙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부평 사람들에게는 너무나 익숙한 말이고, 그 단어에는 시장 이상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부평에 자리한 부평깡시장(부평종합시장)은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곳이 아니라, 한국 근현대사의 산업·군수·패션 유통이 하나로 교차하던 생활의 장이었다.
‘깡’이라는 말은 미군 부대에서 나오는 군납품 잉여 물자를 ‘깡통처럼 쏟아지게 판다’는 데서 유래되었다. 195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부평은 한국의 주요 군수기지였고, 그 뒤편에서 미군기지 물품을 되팔던 깡통시장, 즉 ‘깡시장’이 지금의 부평깡시장의 시작이었다. 그러나 지금의 부평깡시장은 단지 군수품만 취급하는 시장이 아니다.
옷, 신발, 잡화, 악세사리, 먹거리, 그리고 사람 사는 이야기까지 모두 공존하는 복합형 시장이며, 서울과 수도권을 아우르는 독특한 분위기의 패션시장으로도 자리 잡았다. 이 글에서는 부평깡시장의 역사와 현재, 시장 구성, 접근 정보, 현장 체험 등을 담아 소개한다.
옷만 파는 시장이 아니다 – 부평깡시장에서 만난 사람들
부평깡시장에선 단순히 쇼핑만 하지 않는다. 이곳을 걷다 보면 옷 사이로 들려오는 음악 소리, 점포 앞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트로트,
그리고 “이건 내가 입어봤는데 진짜 좋아요”라고 말하는 사장님의 목소리까지, 소리로 살아 있는 시장임을 느낄 수 있다.
시장 한 편 구석에서 작은 휴대용 앰프 하나로 공연을 하는 청년과, 바로 옆에서 군용 야상을 1만 원에 파는 중년 사장의 모습을 동시에 볼 수 있다. 부평깡시장은 지금도 혼종적이고 자유로운, 그 자체로 하나의 문화적 공간이 되고 있다.
직접 방문했을 때, 30년째 가게를 운영 중인 사장님은 “요즘 사람들은 손으로 만져보고 사는 걸 잊었어요”라며, 천 조각 하나를 꺼내 펼쳐 보였다. 그리고 덧붙였다. “이 시장은 옷도 팔지만, 기억도 파는 곳이에요.” 이처럼 부평깡시장은 시장의 본질이 여전히 살아있는 몇 안 되는 공간이며, 그만큼 기록할 가치가 충분한 장소다.
부평깡시장 가는 길 – 인천과 서울을 연결하는 ‘도심 속 레트로 골목’
부평깡시장은 인천광역시 부평구 시장로 7번길 일대에 위치하며, 지하철 1호선·인천지하철 부평역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있어 서울·경기권에서도 하루 나들이로 다녀오기 좋은 시장으로 손꼽힌다.
🚇 지하철 이용 시
- 1호선/인천1호선 부평역 3번 출구 → 도보 5분
- 부평역 앞 사거리에서 직진 후 ‘부평문화의거리’ 지나 좌측 골목 진입 → 시장 입구
🚌 버스 이용 시
- '부평시장', '부평역', '부평공원' 정류장 하차
- 부평구 전역과 부천·서울 방면 다양한 노선 운행
🚗 자가용 이용 시 (주차 정보)
- 내비게이션에 “부평종합시장 공영주차장” 입력
- 부평대로 뒷편 공영주차장 또는 민영주차장 다수 분포
- 주차 요금: 30분 1,000원 / 일부 점포 구매 시 1시간 무료 제공
📍 시장 구조는 ‘ㅁ자형 순환로 + 내부 세로 골목들’로 구성되어 있어 초행자도 길을 잃기 어렵고, 골목마다 테마와 분위기가 달라 보는 재미가 크다. 패션 골목 → 먹거리 골목 → 생활잡화 골목 순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시장의 구조와 정체성 – ‘패션 시장’ 이상의 감성과 역사
부평깡시장은 여느 전통시장과 달리 의류 비중이 매우 높은 시장이다. 신상보다는 도매 잔여물, 해외 직수입 중저가 의류, 빈티지 스타일 옷을 중심으로 구성되며, 다양한 세대가 공존하는 이질적인 에너지가 특징이다.
📍 주요 구역별 구성
1. 의류 골목 (시장 주 출입구부터 이어지는 메인 스트리트)
- 여성복, 남성 캐주얼, 패딩류, 스포츠 브랜드 재고 중심
- 흥정이 가능하며, 점포마다 진열 방식이 독특함 (천장에 매달린 옷들도 흔함)
2.신발·잡화 골목 (중앙통로 및 후면 연결 골목)
- 슬리퍼, 운동화, 중고 가죽제품, 가방, 액세서리 등
- 노포 중심이 많으며 수선도 일부 가능
3. 먹거리 골목 (시장 외곽 방향으로 분포)
- 분식, 순대, 어묵, 빈대떡, 호떡 등 간식류 중심
- 노점과 점포가 혼합되어 있음 / 즉석 조리 음식 인기
4. 레트로 골목 (중고 음향기기·빈티지 소품 등)
- 일부 점포는 오디오, 필름카메라, 군용 자켓 등 독특한 품목 취급
- 부평의 ‘깡시장 유산’을 느낄 수 있는 핵심 구역
🔍 부평깡시장은 관광객보다 지역 주민 비중이 높아, 가격 대비 품질을 중요시하는 소비 문화가 형성되어 있다. 즉, “싸고 질 좋은 물건”을 직접 눈으로 보고, 만져보고, 흥정해 사는 즐거움이 남아 있다.
시장을 오래 걸을 수 있는 조건 – 화장실, 쉼터, 주차장 정보
부평깡시장은 규모가 제법 크고 골목이 길게 이어져 있어 편안한 시장 탐방을 위해서는 편의시설 정보를 미리 알아두는 것이 좋다.
🚻 화장실 위치
1. 시장 내 공용화장실 (중앙 입구 고객센터 옆)
- 오전 8시~오후 9시 / 청결 유지 상태 양호
- 남녀 분리 / 세면대·손건조기·장애인 전용 칸 있음
2. 시장 외부 공용화장실 (부평문화의거리 후면)
- 시장과 연결된 골목을 통해 도보 3분 / 비교적 넓고 여유 있음
🅿️ 주차장 정보 요약
1. 부평시장 공영주차장 (시장 북문 방향)
- 약 80여 대 수용 / 30분 1,000원 / 카드 결제 가능
- 주말 오전 11시 이후 매우 혼잡 → 오전 방문 권장
2. 민영주차장 (시장 후문 골목 다수 위치)
- 1시간 2,000원 내외 / 일부 시장 제휴 할인 운영
🪑 쉼터 및 기타 편의시설
- 시장 입구 및 중앙 골목에 공공 벤치 및 차광 시설 있음
- 고객 안내소에서 길찾기, 분실물, 미아 보호 등 대응 가능
- 시장 전 구간 CCTV 설치 / 실시간 혼잡 안내 방송 송출
이러한 시설 덕분에 고령층, 가족 단위 방문자, 관광객 모두가 편하게 이용 가능한 환경을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