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

[전통시장 리뷰] 서울 망원시장 총정리 – 하루 만에 다 먹어본 후기

masterpiece-na 2025. 7. 12. 14:36

망원시장에 간 이유 – 서울 속 진짜 ‘로컬 맛’을 찾다

서울에 수많은 전통시장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망원시장은 ‘로컬 감성’과 ‘맛있는 먹거리’가 공존하는 특별한 공간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에 망원시장에 방문한 이유는 단순히 먹거리를 즐기기 위함이 아니었다. 프랜차이즈 음식에 질린 나에게, 진짜 한국인들이 즐기는 시장 음식의 본질을 느껴보고 싶었다.

 

서울 망원 시장 먹거리 후기

 

 

요즘 SNS나 유튜브에는 망원시장 명물이라는 수많은 음식 콘텐츠가 넘쳐나지만, 그중 과연 어떤 메뉴가 진짜 ‘가성비 갑’이고, 또 어떤 것이 상업적인 과장인지 궁금했다. 시장은 평일 오후 3시에 방문했는데, 생각보다 사람이 많았고 외국인 관광객보다는 동네 주민들과 직장인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이곳이 여전히 ‘살아 있는 장터’ 임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시장의 핵심 – 5,000원으로 시장 한 바퀴 돌기 도전

 

이번 방문의 목표는 단순했다.

5,000원으로 망원시장의 ‘대표 먹거리’를 가능한 한 많이 먹어보는 것. 첫 번째로 선택한 메뉴는 시장 입구에서 가장 사람이 많았던 ‘즉석 떡볶이’ 집이었다. 2,000원에 떡볶이 한 컵을 받아 들고 한입 먹었는데, 고춧가루보다 조청의 달콤함이 먼저 느껴지는 전형적인 ‘시장 떡볶이’의 맛이었다.

다음으로는 바로 옆 어묵 가게에서 1,000원짜리 국물 어묵을 구매했다. 어묵은 탱글하면서도 간이 잘 배어 있었고, 사장님이 주신 무 국물은 진심으로 국밥처럼 마실 정도로 진했다. 이어서 1,500원을 주고 구매한 것은 ‘수제 찹쌀 꽈배기’. 손으로 직접 튀겨낸 꽈배기는 설탕이 살짝 묻어 있었고, 기름냄새도 전혀 나지 않아 생각보다 훨씬 담백했다.

마지막으로 남은 500원은 시장 골목 한편에 있는 노점에서 꽈배기 조각을 사 먹으며 마무리했다. 단돈 5,000원으로 먹은 음식이지만, 그 만족도는 웬만한 브런치 카페보다 훨씬 높았다.

 

시장 상인들과의 짧은 대화 – 음식 그 이상의 이야기

시장에선 음식을 먹는 것도 좋지만, 진짜 전통시장을 느끼려면 상인들과의 대화가 빠질 수 없다. 떡볶이 가게 아주머니께 “언제부터 여기서 장사하셨나요?”라고 묻자, 웃으며 “여기서만 20년 넘었지~” 하신다.

망원시장은 오래된 상인들이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곳이 많아, 그들이 직접 만드는 음식은 단순한 제품이 아닌 세월이 담긴 맛이었다. 또 한 어르신은 시장 근처 골목에서 튀김을 팔고 있었는데, “요즘 젊은 사람들 와줘서 고맙다”라고 말하며 작은 튀김 하나를 서비스로 주셨다. 그 순간 시장이 단순히 먹는 공간이 아니라 ‘정’이 흐르는 공간이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무표정한 도시에서 이런 따뜻한 교류는 분명히 큰 감동으로 남는다.

 

망원시장 속 숨은 공간 – 먹거리 외에도 볼 것이 있다

망원시장은 단지 먹거리만 있는 공간이 아니다. 시장 내부를 조금 더 깊숙이 걷다 보면, 생각보다 다양한 상점과 소소한 일상이 숨어 있다. 예를 들어, 수선집 골목에는 40년 넘게 한 자리를 지켜온 양복 수선 장인이 있었는데, 시장 특유의 정겨운 분위기를 잘 보여주는 공간이다. 좁은 가게 문 너머로 보이는 오래된 재봉틀 소리, 그리고 “오후 5시 전에 맡겨야 오늘 찾을 수 있어요”라는 사장님의 말이 이 공간을 시간 여행지처럼 느끼게 만들었다.

또 한켠에는 국산 수세미와 면행주, 도자기 등 생활용품을 파는 점포들도 있었는데, 대형마트에선 보기 힘든 품목들이 많았다. 특히 중장년층이 주 고객이지만, 최근에는 젊은 사람들도 빈티지 감성에 반응하며 많이 찾는다고 한다. 한 상인은 **“젊은 커플들이 일부러 오더라, 인스타 보고 온대”**라며 웃었다. 망원시장은 이렇게 전통과 현대가 교차하는 공간이다.

 

혼자여서 더 좋았던 시장 탐방

재미있는 건, 이번 탐방이 혼자였기 때문에 더 집중해서 시장을 느낄 수 있었다는 점이다. 친구들과 함께였으면 대화를 하느라 놓쳤을 시장의 분위기, 상인들의 표정, 음식의 향기, 가게 간판 하나하나에 더 눈이 갔다. 혼자여도 전혀 불편하지 않았고, 오히려 조용히 주변을 관찰하며 시장을 ‘천천히 소비’할 수 있었다.

혼자 시장을 방문한 사람으로서, 추천하는 팁이 있다면 오후 3시~5시 사이에 방문하는 것이다. 이 시간대는 점심 피크가 끝나고, 저녁 장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의 한가한 시간이라 가게 주인들과 대화도 잘 통하고, 음식도 바로바로 먹을 수 있다. 또 시장 인근에는 카페나 빵집도 많아서, 식사 후 휴식까지 연계할 수 있는 로컬 코스로도 완성도 높다.

 

망원시장은 서울이 품은 따뜻한 동네의 얼굴이다

망원시장 탐방은 단순한 시장 구경이 아니었다. 서울이라는 거대한 도시 안에 이런 따뜻한 ‘생활의 흔적’이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고, 감동적이었다. 어쩌면 프랜차이즈와 대형 체인에 익숙한 세대에게, 망원시장은 불편하고 낯선 곳일 수도 있다. 그러나 한 번이라도 발을 들여놓고 천천히 걸어보면, 그곳엔 진심 어린 대화, 손맛 가득한 음식, 그리고 사람이 남아 있는 공간이 있다.

망원시장 같은 전통시장이 살아남아야 하는 이유는 단순히 음식이 싸거나 정겨워서가 아니다. 우리가 잊고 있었던 ‘서로를 바라보는 삶의 방식’이 그곳엔 여전히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경험은 단순한 하루의 외출이 아니라, 서울을 다시 사랑하게 만든 작고 소중한 여행이었다. 다음에는 다른 시장들—예를 들어 신설동 경동시장이나 통인시장도 찾아가 볼 생각이다. 그리고 그 기록도 차곡차곡 모아보려 한다.

 

총평 – 서울에서 꼭 다시 가고 싶은 시장 1위

망원시장은 단순한 먹거리 장소가 아니라, 삶의 분위기와 사람 냄새가 그대로 살아 있는 서울의 대표 전통시장이다.

물론 요즘에는 많은 콘텐츠와 SNS 덕분에 사람들이 몰리긴 하지만, 실제로 가보면 그만한 이유가 분명히 존재한다. 나는 이번에 하루 동안 시장을 돌며 다양한 음식과 사람을 만났고, 그 과정에서 ‘시장’이라는 공간이 얼마나 소중한 문화인지 깨달았다. 특히 소액으로도 충분히 다양한 먹거리를 즐길 수 있고, 무엇보다도 상인들과의 짧은 대화가 내 하루를 따뜻하게 채워줬다.

다음에는 시장 근처 카페와 연계한 로컬 여행 코스도 소개해볼 생각이다. 망원시장은 분명히 서울에서 가장 ‘다시 가고 싶은 시장’ 1위로 기억될 것이다.